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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철학과 해부학

요가수트라의 ‘치타 브리띠 니로다’ 개념의 실제 적용법

요가수트라의 ‘치타 브리띠 니로다’ 개념의 실제 적용법

마음의 파도를 잠재우는 첫 문장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1장 2절에는 요가의 본질을 규정하는 한 문장이 있다.
바로 “요가스 치타 브리띠 니로다하(Yogaś Citta Vṛtti Nirodhaḥ)”이다.
이 문장은 직역하면 “요가는 마음(치타)의 변동(브리띠)을 멈추게 함”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마음의 변동은 단순한 감정 기복이 아니라, 과거 기억, 미래 걱정, 감각 자극, 내면의 대화 등 의식의 끊임없는 파동을 의미한다.
요가수트라는 이 변동을 멈춤으로써 진정한 자기 인식(Self-realization)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종종 추상적인 명상 철학으로만 이해되며,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치타 브리띠 니로다’는 수련 공간을 벗어나 일상, 직장, 관계 속에서 실행할 수 있는 심리 훈련법이기도 하다.

철학적 의미와 작동 원리

‘치타(Citta)’는 단순히 생각만이 아니라,
의식, 무의식, 기억, 감정을 모두 포함하는 마음의 전체 작용을 가리킨다.
‘브리띠(Vṛtti)’는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 즉 파도나 소용돌이와 같은 변화 상태다.
‘니로다(Nirodha)’는 억압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멈추게 함을 뜻한다.

파탄잘리는 마음이 끊임없이 흔들리는 상태에서는 대상과 주체가 분리되지 못하고, 진짜 ‘나’의 본질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니로다’는 억지로 생각을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 주의집중, 신체의식 등의 수련을 통해 마음이 고요해지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요가 아사나, 프라나야마(호흡법), 다라나(집중), 디야나(명상)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

 

요가수트라의 ‘치타 브리띠 니로다’ 개념의 실제 적용법

 

 

실제 적용법: 요가 매트 밖에서 실천하기

‘치타 브리띠 니로다’를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칠 수 있다.

  1. 호흡 기반의 즉각적 멈춤
    • 업무 중 스트레스가 몰려올 때,
      4초 들숨 → 4초 멈춤 → 6초 날숨의 패턴을 3회 반복한다.
      이는 자율신경을 안정시켜 마음의 파도를 완화한다.
  2. 감각 입력 줄이기
    • 스마트폰 알림, 시각적 자극을 최소화한다.
      파탄잘리의 ‘프라티아하라(감각 수렴)’ 원리를 일상 버전에 적용한 것이다.
  3. 하루 5분 의식 관찰 명상
    • 아침이나 저녁에 눈을 감고,
      떠오르는 생각을 평가 없이 관찰한다.
      생각을 밀어내지 않고 바라보면, 브리띠가 자연스럽게 잦아든다.
  4. 의도적 단순 행동
    • 식사, 걷기, 차 마시기 등 단순한 행위를 오직 그 행위에만 집중하며 수행한다.
      이는 다라나(집중)의 훈련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방법은 요가 수련장이 아닌 곳에서도
‘마음의 변동을 멈추는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결론

‘치타 브리띠 니로다’는 요가의 최종 목표이자,
동시에 현대인의 심리 건강 관리법으로 활용될 수 있는 실천 지침이다.
이 개념을 꾸준히 적용하면, 외부 상황이 불안정하더라도 내면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적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강화된다.
또한 이러한 마음의 안정은 신체적 긴장 완화, 호르몬 균형, 수면 질 향상 등 구체적인 생리적 이점으로 확장된다.

결국 파탄잘리가 말한 ‘마음의 파도 멈춤’은,
현대 사회의 번잡한 정보 흐름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기술이자 삶의 태도다.
요가 매트 위에서 시작된 훈련이, 일상 속에서 더 깊은 자기 인식과 평온으로 이어지는 순간, ‘치타 브리띠 니로다’는 추상적 개념을 넘어 삶의 중심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