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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철학과 해부학

요가 수행 중 척추정렬이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이유

요가 수행 중 척추정렬이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이유

자세만 바르게 해도 인생이 바뀔까?

요가 수련에서 끊임없이 강조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척추 정렬이다.

사람들은 종종 척추를 단순한 뼈의 집합, 곧은 자세의 상징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요가 철학에서 척추는 단순한 해부학적 구조가 아니라, 의식과 에너지 흐름의 통로이며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중심축이다.

수천 년 전부터 전해 내려온 요가 전통에서는 척추를 따라 주요 에너지 채널인 수슈무나 나디(Sushumna Nadi)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 수슈무나를 바르게 정렬하는 것이 곧 ‘중심을 잡는 삶’과 직결된다고 믿었다.

실제로 요가 수행에서 척추가 흔들리거나 비틀어진 상태에서는 호흡이 흐트러지고, 의식도 분산된다.

반대로 척추가 정렬되면 호흡이 고르게 되고, 마음은 차분해진다.

이 글에서는 요가 해부학적으로 척추가 어떤 역할을 하며, 동시에 요가 철학에서 척추가 왜 삶의 중심성과 연결되는지를 심층적으로 살펴본다.

 

요가 수행 중 척추정렬이 ‘삶의 균형’을 상징하는 이유

해부학적으로 척추는 ‘중심’ 그 자체다

척추는 해부학적으로 인체의 기둥이며, 머리부터 골반까지 이어지는 뼈 구조이다. 총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는 척수가 지나가며 신경계를 보호한다.

이 신경계는 몸 전체에 감각과 운동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이기 때문에, 척추가 조금만 틀어져도 신체 전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요가 수행 중 잘못된 자세로 인해 요추(Lumbar spine)나 경추(Cervical spine)가 과도하게 압박되면 두통, 어지럼증, 소화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척추가 바르게 정렬되면 몸의 에너지 소비가 줄고, 근육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며, 무엇보다 중심축의 안정감이 생긴다. 이는 곧 요가의 아사나 수련에서 ‘스티라 수캄 아사남(Stira Sukham Asanam)’ — 안정되고 편안한 자세 — 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조건이기도 하다.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는 몸은 수련자가 주변 환경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돕는다.

요가철학에서 척추는 ‘삶의 균형감’을 반영하는 상징

요가철학에서는 육체는 단순히 물질이 아니라, 의식이 머무는 그릇이다. 그중에서도 척추는 수슈마나 나디가 흐르는 에너지 중심축이며, 차크라 시스템의 7개 주요 에너지 센터가 위치하는 공간이다.

예를 들어, 척추 아래의 물라다라 차크라는 ‘안전과 생존’을 상징하고, 상단의 사하스라라 차크라는 ‘자아초월’이나 ‘우주의식’을 상징한다. 이처럼 척추는 단순한 해부학적 구조를 넘어서, 의식의 진화를 상징하는 통로로 해석된다. 또한 요가수트라에서는 ‘중용(Madhya)’의 개념이 반복해서 등장하며, 삶의 균형은 ‘가운데 중심을 붙잡는 능력’과 연관된다.

척추의 정렬은 외적인 물리적 정렬일 뿐 아니라, 내면의 중심을 유지하려는 훈련이기도 하다.

삶에서 스트레스나 혼란이 찾아올 때, 몸이 구부정해지거나 척추가 틀어지는 것은 단지 자세의 문제가 아니라 내면의 상태가 드러난 것이다.

철학적으로 척추는 나를 지탱하는 힘, 곧 중심의식(self-awareness)의 물리적 표현이다.

 

요가철학에서 척추는 ‘삶의 균형감’을 반영하는 상징

중심축을 세우는 것은 요가적 삶을 실현하는 첫걸음

요가에서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 아니라 ‘균형’이다. 그리고 그 균형은 중심축, 즉 척추에서 시작된다.

척추를 곧게 세우는 연습은 단지 자세를 바르게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훈련이자, 흐트러진 감정과 생각을 정렬하는 의식적인 실천이다.

명상할 때도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것이 핵심인데, 이는 뇌간과 대뇌피질 간 신경 전달을 원활하게 하고, 동시에 에너지 흐름을 안정시키기 때문이다. 요가는 ‘바디(bodily)’한 수련인 동시에 철저히 ‘마인드풀(mindful)’한 삶의 방식이다.

척추를 곧게 세우고 중심에 머무르려는 노력은 곧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는 삶의 태도다.

우리는 외부 환경을 통제할 수 없지만, 내 몸의 중심을 정렬하고 의식을 그 중심에 두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작은 실천 하나가 요가적 삶, 균형 잡힌 삶의 출발점이 된다.